관객의 소리
| 제목 | 분함과 후회가 가득했던 2024 11월 클래식 아카데미2 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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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구재승 | 작성일 | 2024-11-23 | 조회수 | 321 |
저는 마흔 중반 나이의 클래식 음악 입문자입니다. 작곡가와 곡명도 모른 채 무심코 교양을 쌓을 겸 아케데미 강의에 처음 신청했습니다. 그 사흗날 있을 공연도 예매하지 않은 채로 말입니다. 제가 잘 모르는 작곡가였기 때문에 저의 돈과 시간과 체력을 써가며 공연에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1층 소강당에서 진행되는 무료 강의였는데도 여러 관계자들도 출근하셔서 초대권 배부를 하셨습니다. 강의가 시작되자 단복을 입은 관계자분이 출입문 내부에서 앉아 안내 업무도 하시는 등의 나름 정식 연주회 같은 형식이 있어서 의외였습니다. 참석자들은 30명 정도 되었는데 30대 나이 10명 정도와 나머지는 5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고 공연장 조명이라 내부는 차분하고 집중이 잘 되도록 연출되었습니다. 곧 강단에 외국인 초청 지휘자와 한국인 상주 부지휘자께서 올라 인사하며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상했듯이 작곡가와 곡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정리된 자료가 강당 화면에 보여지며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아주 지루하게 예전의 헝가리 도시가 부다와 페스트로 나뉘어 있었다는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들어보지도 못한 버르토크라는 작곡가는 헝가리 민속 음악에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헝가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더구나 그 나라 민속 음악은 알 턱이 없었죠. 어디가서 제가 아는 척을 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따분한 소재였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강의 초중반부터였습니다. 저는 아무리 비싼 클래식 공연에 가도 언제나 그렇듯 저녁도 먹었고 의자도 푹신하겠다 슬슬 잠을 쏟아질 타이밍이었는데 제가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감질나게 잠깐씩 보여지는 유튜브 공연의 하이라이트 동영상에서 들려오는 곡조는 참으로 희한하고 이국적이었습니다. 더구나 그 곡에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부지휘자님께서는 이미 배경 지식을 다 아실텐데 지휘자님과 만담을 하듯이 서로 질문하고 답하며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도록 대화가 잘 오갔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곡조의 변화와 특정 악기의 등장이 어떤 장면에 해당하는지 묘사하시니 저는 유치원에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는 선생님을 보는 듯한 아이의 눈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나름 클래식 유투브 여러 채널의 구독자인데 이렇게 재밌고 심도있는 내용의 콘텐츠는 드물었습니다. 간혹 서양 미술과 음악을 비교하며 강의가 이어지나 마치 대학 시절 흥미있는 인문 교양 수업을 들었던 생각이 들어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째서 이런 강의는 수원시립예술단 유투브 방송나오지 않는지 참으로 화가 났습니다. 이런 유익한 강의로 시민들의 교양도 높이고, 공연 홍보도 하면 얼마나 좋을지 관계자분들은 모르셨나봅니다. 이런 유익한 클래식 명곡 강의는 몇 사람이 관심을 갖는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강의 계속 만들어가야 그 자체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 화가 나는 일은 해당 공연이 바로 내일 모레였다는 점입니다. 집에 오자마자 수원시를 위해 기부할 겸 바로 수원시립예술단 10만원권 백로회원에 가입해서 공연을 예매하고 이 곡에 나오는 동화책, 판토마임, 그리스 신화를 다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출퇴근 운전하며 틈틈이 벼락치기로 공부했습니다. 봐야할 발레 공연도 많았고 관련 유트브도 많더군요. 일주일만 시간이 있었어도 긴장과 이완을 수차례 오가는 스펙타클한 공연을 더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참으로 개탄할 노릇이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강의를 진행하신 부지휘자님께서 공연 프로그램 글도 쓰셨더군요. 광고와 미사여구의 글이 대부분인 유명 공연 프로그램과는 비교가 안되는 상세하고 유익한 내용이었습다. 이런 글은 여러 해에 걸쳐 엮어서 음반과 함께 출간해도 좋은 반응이 있을 것입니다. 본 글의 제목에서 밝혔듯이 저는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정작 공연을 들어보니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입장권 20만원 정도의 대규모 초호화 악기 구성이었으나 수원시립 교향악단의 입장권은 고작 2만원이었고, 공연의 흥미를 배가시킬 아카데미 강의는 매 정기공연 전에 들을 수 있는 당연한 강의가 아니었으며, 이런 유익한 강의는 오히려 수준을 높여 수원시립예술단 회원에 한정해 별도로 고가에 판매해도 소수의 골수팬이라도 꾸준히 있을 만한데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홍보 및 상품화하지 않는 수원시립예술단 관계자들의 무관심에 실망했습니다. 시대와 나라를 불문하고 어차피 예술은 시장이 작고 타켓층이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 관심은 사소한 재미와 흥미에서 시작됩니다. 수원시립예술단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든 어렵고 고상한 예술을 수원 시민들에게 쉽게 소개하고 계몽시키기 위함이 설립 목적일 것입니다. 앞으로 저 같은 클래식 음악 입문자들을 위해 더 다양한 공연과 심도있는 강의가 생겨날 것을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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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원시립교향악단 입니다.
관리자 2024-12-04
클래식 아카데미에 대한 회원님께서 주신 소중한 의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신 의견을 진중이 살펴보고 주어진 여건 내에서 최대한 발전 시킬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수원시민들께 또 다른 양질의 클래식 음악 컨텐츠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수원시립교향악단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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